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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 칼럼] 뮌헨안보회의와 JD 밴스 연설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서울=뉴스1)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 정치인들의 연설 중에 역사에 큰 획을 긋는 명연설이나 중요한 메시지가 들어있는 연설이 있다. 2025년 2월 14일 독일 뮌헨에서 열렸던 제 61차 뮌헨안보회의에서 미국의 JD 밴스 부통령이 한 연설이 그에 해당한다.

이 연설은 1963년 6월 26일 서베를린 시청 앞에 있었던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Ich bin ein Berliner!"(나는 베를린 시민입니다!) 연설에 비견될 정도다. 케네디의 연설은 미국이 구소련으로부터 서베를린을 수호하겠다는 결의의 표시였다. 9분 길이의 그 연설은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로 남아있다.

밴스의 연설은 그 바로 전에 있었던 트럼프 - 푸틴간 전화 통화와 한 틀에서 미국 - EU의 관계 설정에 큰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 푸틴 통화는 우크라이나전쟁 평화협정 체결에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배제하는 듯한 여운을 남겼었다.

밴스는 EU 지도자들에게 EU에서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럽은 핵심 가치를 포기했고 통제 불능 상태다. 유럽 국가들에 있어서 민주주의는 러시아나 중국 같은 외부 요인이 아닌 내부적인 문제들로 위험에 처해 있다. 대량 이민과 난민 유입이 가장 큰 문제다. EU 밖에서 유입되는 난민의 폭증은 EU 회원국 정부들이 의도한 것이다. EU는 이민자 정책과 그에 필요한 국경통제를 재고해야 한다.

EU 국가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특히 독일은 내놓고 불만을 표시했다. 사실 밴스는 유럽의 지도자들에게 국민들의 생각에 얽매이지 말라고 했는데 그 생각으로 선출된 유럽 정치인들에게 통할 말은 아니었다. 그냥 비난조로 한 말이다. 르몽드는 밴스가 유럽에 이데올로기 전쟁을 선포했다고 보도했고 가디언은 대서양 양안의 공조 체제 붕괴가 예상된다고 했다. 독일에서는 밴스가 ‘버르장머리가 없다’는 말까지 나왔는데 독일 총리는 곧 있을 선거에 미국이 개입하는 셈이라고도 했다.

사실 이런 상황 전개는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것이다. 2차 대전 후에 형성되었던 미국과 유럽 관계의 틀이 이제 다 사라졌다. 양자가 공유할 가치가 애매해졌고 미국이 유럽을 지원할 이유도 많이 없어졌다. 미국은 그동안 유럽이 안보 무임 승차를 해 왔다고 생각한다. 그런 데다 유럽의 생각과 미국의 이념이 다르기까지 하다면 더 이상 미국이 유럽을 지원할 이유가 없다. 미국이 앞으로는 계산을 맞추겠다고 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지정학자들이 종종 하는 말로 독일이 뉴스에 나와서 좋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번 연설이 독일 뮌헨에서 진행돼 독일발 뉴스이기는 했지만 사실 독일은 유럽에서 가장 큰 문제를 안고 있는 나라다. 인구 감소와 ESG 올인의 여파로 경제성장이 멈춘 상태인데 EU 경제의 25%를 담당해 오던 나라의 경제성장 정지는 위험하다. 더해서 독일은 국방력이 취약하다.

유럽 속담에 돈 많고 힘없는 부자가 가장 위험하다고 했다. 결국 유럽에서 뭔가 일이 난다면 다시 독일에서 시작될 것이다. 미국은 독일 포함 EU를 사실상 패싱하고 우크라이나 문제를 풀기로 한 모양이다. 전 유럽이 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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