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10명 중 7명 "올해 시장 관망"…'경기악화'에 예금·금·채권 '선호'
[2025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부자 65.7% "자산 운용계획 유지"…부동산보다 금융자산 선호
예금·금·채권·ETF·주식 등 분산 투자…부동산 매도 의향 '상승'
- 김재현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올해 대한민국 부자 10명 중 7명은 자산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과 조기 대선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경기 전망도 부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자들의 올해 투자 계획도 주로 예금·금 등 안전 자산 확보와 분산 투자에 초점을 맞추며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부동산은 매입 의향은 줄고 매도 의향이 늘며 선호도가 다소 떨어졌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가 16일 발간한 '2025 대한민국 웰스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실물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부자는 74.8%에 달했다. 전년 62.8% 대비 12%포인트(p)나 높아졌다.
부동산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전년 대비 3.5%p 하락한 63.9%가 부정적으로 내다봤지만 긍정적 시각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p(11.4%→7.4%) 떨어졌다. 부자들이 여전히 부동산 시장을 관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정적 경기 전망에 부자들의 자산 운용 계획도 '얼음'이다. 65.7%는 '대체로 현재와 동일하게 유지할 계획이다'라고 응답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들은 올해 부동산보다 금융자산에 초점을 맞춰 조정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자산 비중을 줄이고 금융자산 비중을 늘릴 것이다'고 답한 비율이 15.2%로 집계됐다. '금융자산을 줄이고 부동산을 늘리겠다'고 답한 비율(8.4%)의 2배 수준이다.
부자들의 총자산 중 금융자산 비중은 지난해 49%로 전년 대비 3%p 늘어났다. 특히 금융자산 3분의 1이 예금과 주식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올해 추가 투자 의향이 높은 자산 순위(중복 응답 가능)도 달라졌다. '예금'이 40.4%로 1위를 차지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안전하게 유동자산을 확보해 두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불황형 투자 상품인 '금'이 32.2%로 2위를 차지했다. 금리와 반대 경향을 보여 인하기에 선호하는 '채권'이 32.0%로 뒤를 이었다.
직접 투자하되 특정 종목 선택보다 지수를 추종해 좀 더 안정적인 ETF(29.8%)와 주식(29.2%)도 다섯손가락 안에 들었다. 결국 부자들은 예금·금·채권·ETF·주식 등에 고르게 투자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지난해 1위였던 부동산은 20.4%를 기록해 8위까지 밀렸다.
금융 수익도 안정을 추구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5~10% 미만 금융수익을 기대하는 부자는 48.3%로 절반에 이르렀다.
20% 이상 고수익을 기대하는 비중(8.5%)은 지난해와 비교해 변화가 없었고, 5% 미만 보수적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비중은 지난해 대비 4.5%p 감소한 20.5%로 집계됐다. 이를 감안하면 평균적으로 금융수익률에 대한 기대는 소폭 상승했다.
부동산 인기는 시들해졌다. 올해 부자들의 부동산 매입 의향은 44%로 지난해 50%와 비교해 감소했다. 반면 부동산 매도 의향은 지난해 31%에서 올해 34%로 증가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향후 수익 확대 기대가 낮거나 시장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다음 기회를 탐색하려는 것일 수 있다"며 "금융자산 운용 의향이 높았던 만큼 다주택보다 고급주택 한 채를 유지하고 금융투자를 다양화하려는 전략으로도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총 3010명(부자 884명, 대중부유층 1545명, 일반대중 581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해당 리포트에서 정의한 부자는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보유자를 말한다. 대중부유층은 금융자산 1억 원 이상 10억 미만 보유자, 일반대중 금융자산 1억 원 미만 보유자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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