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값 벌었다"…주가 고공행진에 에이피알 직원들 '대박'
우리사주 평균 차익 '5500만 원'…국민연금도 2000억 차익
증권가 "추가 상승 여력 충분"…美 모건스탠리도 투자 확대
- 김형준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K-뷰티 선봉 기업으로 자리 잡은 에이피알(278470) 주가가 공모가 대비 130% 이상 치솟으면서 공모 당시 우리사주를 청약했던 에이피알 직원들과 초기 지분확보에 나선 국민연금 등이 '수익률 대박'을 기록하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도 보유 지분을 늘리는 등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에이피알 직원들의 경우 우리사주 보호 예수 기간이 끝난 상황에서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1인당 평균 5500만 원에 가까운 시세 차익을 볼 수 있게 됐다.
증권가는 해외 사업 확장과 신규 뷰티 디바이스 출시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예상하며 에이피알의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직전 거래일인 5월 30일 에이피알의 종가는 11만 5300원을 기록했다. 전일 대비 0.87% 오른 수치다.
에이피알 주가는 지난 5월 8일 1분기 실적 발표일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당시 종가는 9만 8400원을 기록해 전일 대비 28.8% 올랐다.
5월 9일 10만 원을 돌파한 에이피알 주가는 15일 11만 원선을 넘어섰다. 지난 5월 28일 장중에는 12만 1000원을 터치하며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우리사주를 보유한 에이피알의 직원들 입가에도 미소가 번진다. 2024년 2월 상장한 에이피알은 올해 초 우리사주 보호 예수 기간이 끝나 차익 실현이 가능한 상황이다.
상장 당시 우리사주 청약 주식 수는 총 7만 508주였다. 이후 진행한 5대 1 액면분할을 반영한 청약 주식 수는 35만 2540주다. 당시 에이피알의 직원 수가 419명이었음을 고려하면 직원들은 1인당 평균 841주를 청약한 셈이다.
액면 분할을 반영한 조정 공모가는 5만 원이다. 직전 거래일인 30일 종가 11만 53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에이피알 직원들은 1인당 평균 5492만 원의 시세 차익을 볼 수 있게 됐다.
외부 투자자들도 함박웃음이다. 국민연금의 경우 2024년 기말 기준 에이피알의 주식을 총 314만 118주를 보유하고 있다.
2024년 12월 30일 에이피알의 주가는 5만 원이었다. 이를 기반으로 보면 국민연금은 현 주가 기준 2000억 원 이상의 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기말 기준 전체 주식의 55%를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들도 주가가 130%가량 오르며 2배 이상의 시세 차익을 보게 됐다.
증권가는 에이피알이 추가적인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하나증권, 유안타증권 등은 에이피알의 목표 주가를 15만 원까지 높여 잡았다.
글로벌 오프라인 채널 확장이 본격화하고 하반기에는 뷰티 디바이스 신제품 출시도 예정돼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업계와 투자자들의 우려를 샀던 미국 관세 정책 대응도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의 미국향 매출은 100% 직매출 구조이며 일부 업체들은 인보이스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관세에 대응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수출 단가는 하락하지만 수량은 유지돼 통계상 수출 금액만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메디큐브의 경우를 대입해 본다면 한국법인은 이익이 줄지만 미국법인은 낮은 매입원가로 마진이 증가하는 구조"라며 "이로 인해 관세 이슈는 충분히 흡수 가능한 범위 내에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도 에이피알 주식을 꾸준히 매수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모건스탠리 계열 자산운용사 모건스탠리 앤 씨오 인터내셔널 피엘씨는 최근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 보고서를 공시하고 에이피알의 지분 5.76%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20일 기준 모건스탠리는 에이피알의 주식 187만 7839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매수와 매도를 이어가며 지난 26일 기준 보유 주식 수를 216만 2951주까지 늘렸다.
모건스탠리 측은 주식 보유 목적에 대해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의 공격적인 지분 매입은 미국 등 해외에서 에이피알의 입지가 확대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은 미국에서 메디큐브 브랜드로 7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며 "이는 단일 브랜드 기준 K-뷰티 중 매출 1위를 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화장품을 중심으로 주요 제품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안착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출 지역 또한 확대되며 선순환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며 "아마존 주요 행사의 판매액 증진에 집중하며 '얼타' 등과 같은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해 미국 내에서의 리더십을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jun@izsli.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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