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괴안동 폭우 침수는 '예고된 인재'
LH, 우수대책 부실 지적에 "6월까지 임시 배수관 2배 증설"
- 정진욱 기자
(부천=뉴스1) 정진욱 기자 = 최근 경기 부천시 괴안동에서 발생한 도로 침수 사고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안이한 공사 관리로 인한 '인재(人災)'란 지적이 일고 있다. 공공주택사업 추진 중 우수 배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시민 불편과 안전 위협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21일 부천시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지난 16일 오후 5시 20분쯤 발생했다. 당시 시간당 33㎜가량의 강우에 부천 괴안B2블록 공동주택 신축공사 현장 인근 도로가 급속히 물에 잠겼고,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차올라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이 때문에 양지초 사거리에서 역곡고가사거리까지 주요 간선도로 이용이 마비되며 시민 불편이 이어졌다.
부천소방서는 현장에 소방대원과 경찰, 시청 인력 등 60여 명과 함께 수중펌프와 대형 양수기 등 장비 14대를 투입해 약 10시간에 걸쳐 총 1만 2000여 톤의 빗물을 퍼냈다. 배수 작업은 다음 날 오전 3시 30분까지 이어졌다.
관계 당국은 이 사고가 예측 불가능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LH의 부실한 사전 대책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발생 지역은 LH가 2018년부터 추진 중인 '부천괴안 공공주택사업' 현장 인근으로 애초 우수배수 체계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가 강행됐다는 것이다.
해당 사업은 LH가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라 부천시 괴안동 68-4 일원 약 13만 9000㎡ 부지에 공공주택 788세대를 포함한 총 998세대를 짓는 것으로서 1337억 원 규모다. 이 사업은 2026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조용익 부천시장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관내 50억 원 이상 대형 공사장 25곳을 대상으로 우기 대비 안전 점검을 선제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점검 항목에는 배수시설, 흙막이 공사, 침하·균열 등 취약 구조물 관리가 포함된다.
조 시장은 "LH에 대한 공적 책임 강화와 공사 감시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을 꼼꼼히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LH 측은 이번 사고 원인에 대해 "공사로 인해 6차로 중 3개 차로를 점유하면서 물 흐름이 막혔고 빗물받이 설치 전 집중호우가 겹쳤다"며 "임시 배수관을 2배로 증설할 예정으로 본격 장마가 시작되기 전인 6월 말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겠다"고 전했다.
onething@izsli.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