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합쳐도 '낮은 지지율'…'반 이재명' 결집 관건
김문수·한덕수 등 모두 합산해도 이재명과 두 자릿수 격차
국힘, 단일화 되면 5 대 5 싸움 가능…역대 대선 '시나리오'
- 김정률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국민의힘이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선출하면서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와 단일화가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지표에서 한 후보를 포함한 범보수 진영 후보의 모든 표를 합산해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뒤처져 막판 단일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치르는 이번 선거는 보수진영의 열세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범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에 대한 지지층의 요구가 강하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면 지지율 상승 등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고 본다. 보수 진영이 후보 단일화를 통해 이재명 후보와 일대일 대결 구도를 구축하면 결국 반(反) 이재명 세력의 결집으로 5 대 5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역대 대선에서 보수진영이 분열하지 않을 경우 크게 패한 경우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8~30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5월 1주 차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한덕수 후보(13%), 낙선한 한동훈 후보(9%), 김문수 후보(6%),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2%)의 지지율을 모두 더하면 30%로 이재명 후보(42%)와 오차 범위 밖의 격차다.
현재는 김문수·한덕수 후보의 단일화에 더해 범보수 진영이 모두 뭉쳐도 대선 본선에서 이 후보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결과다. (전화 면접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선을 앞두고 후보 단일화는 성공의 방정식이 되기도 했다. 뚜렷한 정치적 기반을 토대로 진영을 아울렀을 때 단일화는 대세론을 무너뜨리고 뜻밖의 결과를 가져왔다.
후보 단일화의 가장 최근 성공 사례는 지난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다. 2022년 3월 3일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윤석열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0.73%P 격차로 꺾을 수 있었다.
이보다 앞선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는 진보와 중도 진영의 연합을 통해 강력했던 '이회창 대세론'을 무너뜨렸다. 기득권 청산과 권위주의 종식을 앞세운 노무현 후보와 월드컵 열풍을 업고 급부상한 정몽준 후보의 시너지 효과였다.
1997년 DJP연합은 호남의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와 충청의 김종필 자유민주연합 총재, 두 지역 맹주가 손을 잡고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를 꺾으며 헌정사상 첫 정권교체를 이룬 사례다.
김문수-한덕수 후보의 단일화는 보수진영 결집에 그칠 수 있다. 앞선 단일화 사례들보다는 진영과 지지층 확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특히 탄핵당한 윤석열 정부의 고용노동부 장관과 국무총리의 연합이라는 게 중도 표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두 후보는 '반이재명'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거대 정당의 국회 독점을 넘어 행정부까지 장악할 경우 무소불위의 일당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전과 5범 후보 등 이재명 후보의 도덕적 문제까지 공세 대상으로 삼고 있다.
여기에 전북 전주 출신인 한덕수 후보는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역임하는 등 진영을 넘나든 만큼 호남 층을 파고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주 연속 누구의 손도 들어주지 않은 18%의 유보층 역시 변수다.
최근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 하면서 국민의힘 안에선 이 후보에게 실망한 중도 보수 혹은 무당층 표심이 막판 이동할 수 있다는 희망도 있다.
앞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2일 "국민 여러분, 저희가 부족했다"며 "그러나 그 부족함이 이재명 세력의 면죄부가 되면 안 된다. 부디 이재명 세력의 헌정 테러 폭주를 막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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