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장리츠 시총 GDP 0.3%·싱가포르 16.5%, 55배 차이 왜
[리츠의 재발견③] 미국 5.1%·일본 2.6%…제도적 지원 성장
"투자기구 취득세 높아 개선 필요…인센티브도 부재"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우량한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고 안정적인 배당까지 받을 수 있는 한국 상장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하지만 시가총액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0.3%에 불과해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한국 상장리츠 규모는 7조 9000억 원으로 당시 GDP 2121조 원 대비 0.3% 수준이었다. 이는 592조의 GDP 중 91조 8000억 원으로 16.5%의 비중을 보인 싱가포르보다 55배 낮은 수준이다.
미국은 당시 GDP 3경 2269조 원 중 1850조 5000억 원이 상장리츠로 5.1%의 비중을 보였다. 호주는 6.3%, 일본은 2.6%, 캐나다는 2.1%를 각각 기록했다.
리츠는 1960년 미국에서 최초 도입된 이후 자본시장과 부동산시장의 통합이 전 세계적 추세로 발전하면서 2023년 말 기준 42개 국가에서 시행 중이다.
미국이 가장 큰 상장리츠 시장규모를 갖고 있고, 아시아권에서는 일본과 싱가포르가 발달된 시장으로 꼽힌다.
미국 리츠는 1986년 조세개혁법(Tax Reform Act) 제정, 1992년 업리츠(UPREIT·양도세 과세이연) 도입, 1999년 리츠현대화법(REIT Modernization Act) 등 다양한 제도적 변화로 성장했다.
2017년에는 세금감면 및 일자리에 관한 법률(TCJA)이 제정되면서 추가적인 세제혜택을 얻을 수 있게 되는 등 제도적 지원을 바탕으로 현재 수준으로 올라왔다.
2008년에는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미국 서브프라임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미국 주택시장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미국은 이에 대처하기 위해 주택경제회복법에 리츠 조항을 대부분 포함해 의회를 통과시켰다.
리츠 시장이 성장하면서 개별자산매입과 함께 부동산 포트폴리오 단위의 매입도 이뤄졌고, 업리츠 구조에 의한 현물출자를 통해 다수의 자산이 매입되거나 매각됐다.
한국보다 1년 이른 2000년에 리츠를 도입한 일본은 대형은행과 제휴된 스폰서리츠(앵커)가 발달하면서 금융관련 계열사와 리츠의 시너지 극대화를 통해 성장했다.
일본 대규모 금융그룹인 미쓰이스미토모, 미쓰비시는 스폰서리츠 구조로 대형 리츠 회사를 운영 중이다. 금융지원에서도 일본 중앙은행이 약 13년간 약 6조 2000억 원을 투입해 리츠 주식을 매입하는 금융지원책을 사용해 상장리츠 시장 성장을 독려했다.
리츠가 취득하는 부동산에 대해서 취득세도 과표기준을 60% 공제해 2%에서 1.3%로 감면했다.
싱가포르는 국부펀드와 정부산하 기업, 기관투자자들이 리츠 스폰서로 참여하면서 시장이 커졌다. 협소한 자국 부동산시장 극복을 위해 해외부동산 편입도 적극 권장했다. 또 해외에 투자한 싱가포르 리츠는 국외원천소득에 대해 비과세를 하고 있고, 국내리츠에 대한 해외투자 확대를 위해 원천세 감면 확대와 같은 혜택을 지원한다.
현재 한국은 리츠 선진국 대비 투자기구의 취득세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한국은 취득세가 3.16%~4.6%인 반면 일본은 1.2%, 미국은 주마다 다르며 0~1.4%를 보인다. 호주는 세제가 아예 없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리츠 세금은 주요 리츠 선진국 대비 높은 편"이라며 "투자자 대상 세제 인센티브도 상대적으로 부재해 이를 개선해야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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