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조 체코원전 계약 체결'…해외 원전건설에 볕 들다
대우건설 주관 '팀코리아' 유럽 첫 원전 사업 본격 착수
현대건설·삼성물산·DL이앤씨 등 해외 원전 프로젝트 확대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최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체코 신규 원전 발주사인 두코바니II 원자력 발전소(EDU II)와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한국 건설사들의 해외 원전 건설 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번 계약에는 '팀코리아' 일원으로 참여한 대우건설이 유럽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동시에, 현대건설 등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해외 원전 수주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체코 원전 계약은 한국이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에 이은 두 번째 본계약이며, 유럽 시장에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팀코리아는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1000㎿급 한국형 원전 APR1000 2기를 공급하게 된다.
대우건설(047040)은 시공 주관사로서 두코바니 5·6호기 원전 건설을 맡는다. 1991년 월성 원자력 3·4호기 주설비 공사를 시작으로 신월성 1·2호기, 방사성 폐기물 처리시설 1단계, 기장 수출용 신형 연구로,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 등 30여 개의 원자력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실적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대우건설은 체코 현지에서 600개 이상의 기업과 협력하며, 두코바니 지역 주요 인사들을 대상으로 영업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체코를 방문해 원전 건설 예정지 인근 마을에 소방차를 기증하는 등 현지 밀착형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체코 정부는 두코바니 5·6호기 건설을 우선 추진하고, 이후 테믈린 3·4호기 건설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추가 수주 가능성도 크다. 대우건설은 이번 프로젝트를 발판 삼아 유럽 시장 교두보를 마련하고, 사우디아라비아, UAE, 베트남, 필리핀 등 주요 국가의 대형 원전 사업 참여도 추진 중이다.
이번 체코 원전 본계약 체결을 계기로 최고 수준의 원전 기술력을 가진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사업 추진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대건설(000720)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함께 9조 5000억 원 규모의 불가리가 코즐로듀이 원전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핀란드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의 사전업무 착수계약 대상자 선정과 슬로베니아 원전사업에도 참여하면서 본 수주를 노리고 있다.
삼성물산(028260) 건설부문도 글로벌 소형모듈원전(SMR)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 최근 일본 요코하마 IHI 공장에서 SC 벽체 모듈화 실증 제품을 선보였다. SC 구조는 강판 철근콘크리트구조의 철근을 대신해 강판 양면 내에 콘크리트를 채워 넣은 합성구조체로 모듈화에 적합한 기술이다.
삼성물산은 현재 루마니아 SMR 사업의 기본설계(FEED)에 참여하며, 이번 실증 성과를 바탕으로 본공사 시공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L이앤씨(375500) 역시 SMR 기술업체인 X-에너지(Energy)와 협력해 관련 시장에 진출하며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나가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이번 체코 원전 본계약은 한국 원전 건설 기술을 세계에 다시 한번 알리는 계기가 됐다"며 "한국 건설사들의 해외 원전 시장 진출 확대와 함께 국내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현재 어려운 국내 건설업황에서 해외 원전 수주는 새로운 먹거리로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 성과가 향후 다른 해외 수주 확대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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