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체력도 집중력도 '역시'…빡빡한 일정에도 무결점 우승
中 왕싱하오 2-0 꺾고 난양배 초대 챔피언 등극
1주일 사이 농심배 우승 이어 개인 타이틀까지
- 김도용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한국 바둑 간판 신진서 9단이 올해 첫 개인 타이틀을 획득, 2025년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쉴 틈 없는 일정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이 우려됐지만 신 9단은 단단한 실력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신진서 9단은 28일 싱가포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제1회 난양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3번기(3전 2선승제) 2국에서 왕싱하오 9단(중국)에게 22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신 9단은 올해 11전 전승 포함해 공식대회 15연승, 파죽지세로 2025년 첫 개인 타이틀을 획득했다.
험난했던 일정을 극복하고 이뤄낸 성과다.
신진서 9단은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한국의 마지막 주자로 나서 중국이 자랑하는 리쉬안하오 9단, 딩하오 9단을 모두 제압했다.
특히 리쉬안하오 9단을 상대로는 2시간도 안 돼 승리할 정도로 완벽한 대국을 펼쳤다. 이어 중국의 최강자 딩하오 9단의 대국에서는 치열한 승부에서 집중력을 발휘, 개인 농심배 18연승 대기록을 세우면서 한국의 5연패를 견인했다.
멋진 우승을 이끌었으나 기쁨을 마음껏 누릴 수 없었다. 신 9단은 우승 후 축하연 자리에서 맥주 한 모금만 마시고 숙소로 돌아가 난양배를 준비할 정도로 긴장을 풀지 않았다.
신 9단은 농심신라면배 최종전 다음날 귀국, 겨우 이틀 휴식을 취하고 다시 싱가포르로 떠나는 등 강행군을 펼쳤다.
신 9단이 쉬지 못하고 중국의 정상급 기사 2명을 상대하는 동안 중국의 신예 왕싱하오 9단은 난양배 결승 대국만 준비, 체력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신 9단을 의식, 일부러 농심배 일정과 가깝게 난양배 결승전을 잡은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신진서 9단 역시 농심배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체력적으로는 왕싱하오 9단이 유리한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래도 신 9단은 강했다.
신진서 9단은 난양배 결승 1국에서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우위를 점한 뒤 안정적인 형세를 유지하면서 첫판을 따냈다.
2국에서는 특유의 냉정함과 승부사 기질이 빛났다. 신 9단은 중반까지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지만 과감하게 공격을 이어가면서 상대를 흔들었고, 결국에는 역전 승리를 거두면서 우승을 따냈다.
난양배 초대 우승자로 이름을 올린 신진서 9단은 국제 대회 통산 8번째 승리를 기록하면서 구리 9단, 커제 9단(이상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역대 세계 대회 개인 타이틀 최다 획득 주인공은 이창호 9단(17회)이며 이세돌 9단(14회), 조훈현 9단(9회)이 뒤를 잇는다.
신진서 9단은 3월부터 리그전으로 운영되는 쏘팔코사놀 세계최고기사결정전에 나서고 4월에는 북해신역배에 출전, 국제 대회 추가 우승에 도전한다.
dyk0609@izsli.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