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이어 트럼프까지 "이스탄불행 고려"…푸틴 '묵묵부답'
젤렌스키 "트럼프 15일 온다면 감사…푸틴, 피하지 않기를 바라"
크렘린 "장기적 평화 위한 진지한 방안 모색 중" 언급만
- 이창규 기자,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정지윤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바라는 전 세계의 이목이 15일 휴전 협상이 열릴 가능성이 높은 튀르키예 이스탄불로 쏠리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 중재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협상에 참석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이스탄불 협상과 관련해 "목요일(15일)에 어디에 있을지는 모르겠다. 회의가 너무 많다"며 "하지만 실제로 그곳으로 비행기를 타고 갈까 생각 중이었다.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되면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13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3개국 순방을 진행하는 만큼 튀르키예 방문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튀르키예 회담에 함께할 수 있다면 감사할 것"이라고 환영하면서 "나는 튀르키예에 갈 것이다. 러시아가 이를 피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거듭 푸틴의 참석을 요구했다.
앞서 유럽과 미국의 '30일간 조건 없는 휴전' 제안을 받은 푸틴은 이에 응하지 않은 채 지난 11일 돌연 "우크라이나와 직접 대화"를 제안했다.
젤렌스키는 30일 휴전안 수용이 우선이라며 신중한 반응이었으나 트럼프가 양국 직접 대화를 촉구하자 이를 받아들였고, "직접 가서 푸틴을 기다리겠다"고 역제안을 하며 푸틴을 이스탄불로 잡아끌고 있다.
젤렌스키는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전화 통화 후에도 "푸틴과 직접 회담을 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기대대로 양국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게 되면 이는 전쟁 초기였던 지난 2022년 3월 결렬된 후 3년여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이스탄불 회담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으나 푸틴 대통령이 참석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리는 장기적인 평화 해결을 위한 진지한 방안을 모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푸틴 참석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이 15일 이스탄불 회담에 대해 논의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만일 푸틴이 참석해 젤렌스키와 만날 경우 지난 2019년 돈바스 지역 분쟁 회담 후 6년만이 된다.
휴전의 최종 열쇠를 쥐고 있는 푸틴 대통령이 협상에 참석할 경우 젤렌스키와의 실질적인 논의와 함께 휴전 가능성을 높일 수 있지만 현재로선 푸틴이 직접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만일 이번 이스탄불 회담에 푸틴이 아닌 러시아 대표단만 참석한 채 별다른 성과 없이 회담이 끝날 경우 러시아가 휴전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는다는 인상과 함께 유럽은 물론 미국의 대러시아 압박 및 제재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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