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천외' 러 아동교육용 애니…아기 트럼프·김정은 뱉는 말이
김정은 미사일 장난감·프랑스 영부인 나이 조롱…아동용 부적절 논란
'푸틴 스피커' 솔로비요프 작품…"어릴 때부터 애국심 고취할 수 있어"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푸틴의 입'이라고도 불리는 러시아의 강경 민족주의 TV 진행자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가 '지정학 교육용' 어린이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논란이 되고 있다.
솔로비요프는 15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정치 프로그램 '솔로비요프 키즈'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첫 번째 프로젝트로 '페소치니차(모래 놀이터)'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 첫 화 예고편을 공개했다.
영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등 5개국 정상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화상으로 회의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들 6명은 아기 모습의 캐릭터로 등장한다. 김 총비서는 미사일 모양 장난감을, 머스크는 테슬라의 사이버트럭 모형 장난감을 들고 있다.
회의가 시작되자 트럼프는 왜 러시아 화상 플랫폼에서 통화하는 것이냐 묻는다. 그러자 푸틴은 "너희들 스카이프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스카이프의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에르도안은 지도자들에게 "5월 15일에 이스탄불로 놀러 오라"고 말한다. 5월 15일은 앞서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이스탄불에서 직접 회담을 갖자며 제시한 날이다.
마크롱이 자신도 가겠다며 참석 의사를 밝히자 김정은은 마크롱에게 "너는 항상 할머니와 함께 있으니 못 온다"고 말한다. 이는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마크롱보다 24세 연상인 점을 비꼰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화상 플랫폼 계정 '프로필 사진'도 눈에 띈다. 푸틴은 털모자를 쓴 곰, 머스크는 아이언맨, 김정은은 핵폭탄 버섯구름 이미지를 자신의 계정 사진으로 골랐다. 트럼프의 계정 사진은 신자들에게 인사하는 교황이었는데, 최근 "내가 교황을 하고 싶다"는 트럼프의 발언을 반영한 것으로 추측된다.
솔로비요프는 해당 프로그램이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닌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형식으로 제공되는 시사 이슈 수업"이라며 "어릴 때부터 애국심을 기르고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분석적 사고를 키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모래놀이 삽을 두고 다투는 것처럼 지정학 문제도 쉽게 토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지정학을 교육하는 솔로비요프의 방식이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엑스의 한 누리꾼은 "러시아의 선전가가 정치 만화로 아이들을 세뇌시키기 시작할 것"이라며 "서구에 대한 증오심을 주입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은 "뇌를 썩히려 왜 어른이 될 때까지 기다리겠냐"며 "러시아 풍미가 첨가된 북한 탁아소 같다"고 악평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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