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머스크, 정신 나갔다…당분간 대화 안 할 것"
백악관 참모들 "트럼프, 머스크에 분노보다는 슬퍼하는 모습"
-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정신이 나갔다"면서 당분간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ABC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머스크와의 전화 통화 일정을 묻는 질문에 "정신 나간 사람 말이냐"라고 되물은 뒤, "그와 대화하는 데 특별히 관심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머스크가 자신과 대화하고 싶어 하지만, 자신은 아직 대화를 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폴리티코, 로이터 통신 등 미 언론은 백악관 참모들이 두 사람 간 사이를 이날 두 사람이 전화 통화를 하도록 일정을 잡았다고 보도했지만, 백악관은 이를 부인했다. 아울러 트럼프도 '관심이 없다'라고 표현하며 당분간 대화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날 소식을 전한 ABC뉴스의 워싱턴 지국장은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몇 분 동안 물가 안정, 외국의 미국 투자, 중국 방문 계획 등에 대해 언급했다면서 "트럼프 주변 인사들은 그가 머스크에 대해 화를 내기보다는 슬퍼하는 모습으로 묘사했다"라고 했다.
전 세계가 주목한 끈끈한 '브로맨스'(남자들끼리의 끈끈한 우정)를 자랑하던 두 사람의 관계는 머스크가 지난달 30일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난 이후 급격히 나빠졌다.
지난 3일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에 대해 "더는 참을 수 없다"면서 "역겨운 흉물"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그전에도 이 법안이 지나친 감세와 과도한 재정지출로 재정 적자를 악화시킨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왔다.
이에 공개 발언을 자제하던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5일 급기야 "매우 실망했다" "머스크가 미쳤다"라는 말들로 분노를 표출했다.
또 "가장 쉬운 예산 절감 방법은 일론에게 주는 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종료하는 것"이라고 했고, 이에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성범죄자 제프리 앱스타인과 함께 있는 영상을 공개하며 '앱스타인 파일'(앱스타인 연루자 명단)에 트럼프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급기야 머스크는 한 엑스 사용자가 올린 '트럼프는 탄핵당해야 하고, 그 자리는 JD 밴스 부통령이 대체해야 한다'는 포스트에 "그렇다(yes)"란 답글까지 달며 탄핵에 대한 지지를 공개 표명했다.
다만 머스크는 억만장자 헤지펀드 투자자이자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인 빌 애크먼이 엑스에 "나는 트럼프와 머스크를 지지한다"면서 "그들은 위대한 우리나라의 이익을 위해 평화를 이뤄야 하며, 우리는 따로 떨어져 있을 때보다 함께 할 때 강하다"라고 하자 "당신이 틀리지 않았다"라는 답글을 달며 화해의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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