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문대현 김규빈 기자 = 임산부를 대상으로 임신성 당뇨를 검사하는 약품 '글루오렌지'의 품절 사태로 전국 산부인과에 비상이 걸렸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글루오렌지는 포도당 내성을 측정해 당뇨병 등 질환을 확인하는 의약품이다. 임산부의 임신성 당뇨 여부를 확인하는 의약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약 2~3개월부터 생산이 중단됐다. 원료 제조원 변경으로 인한 품절 이후 공급이 일시 재개됐으나, 추가 원료의 공급 지연으로 인해 생산 일정이 순연되면서 현재 다시 품절 상태다.
임신성 당뇨를 확인하는 유일한 의약품인 글루오렌지의 품절로 의료계는 불안감이 크다. 임신성 당뇨를 방치하면 태아가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부 병원에서는 글루오렌지 검사 대신 설탕물을 활용한 검사로 대체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이 경우 검사 결과가 부정확할 수 있다.
김동석 산부인과개원의사회 명예회장 "글루오렌지 공급이 끊긴 지 2개월은 더 됐다. 공백이 장기화하면 임신성 당뇨 검사를 할 수 없어 아주 위험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의료계에서는 낮은 약가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익성이 나빠 제약사에서 '돈 안 되는 약' 취급을 받으면 지금처럼 품절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는 국가에서 약가를 정하다 보니 제약사는 수익성이 없는 약을 많이 만들지 않는다"며 "필수의약품에 대해선 국가에서도 다르게 생각하는 등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글루오렌지를 생산하는 맥널티제약은 "현재 원료 수급 상황을 기반으로 다음 달 초부터 생산에 들어가 이르면 7월 중순쯤 공급 재개가 가능할 것"이라고 식품의약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을 통해 밝혔다.